'단 한 번의 시험 성적만으로는 학생들이 지닌 진정한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.' 이런 지적과 함께 2008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는 도입 이후 꾸준히 확대됐다. 이제는 '입학사정관제'라는 말이 대학 입시 자체를 대변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는지도 모른다. 내신과 수능 성적뿐 아니라 학생들의 각종 교내외 활동 내용을 두루 살펴 그들의 잠재력과 전공적합성을 평가하겠다며 출발한 입학사정관제는, 그러나 그 본래의 취지는 살리지 못한 채 학생들의 부담만을 가중시키고 있다. 문제는 충분한 준비와 명확한 기준 마련도 없이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입학사정관제가 추구하는 바가 왜곡되었다는 데 있다. 입학사정관제는 본래 자신의 꿈을 찾아가기 위한 학생들의 지속적인 노력을 존중하고, 학교생활 평가에도 긍정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데 그 의미가 있는 선발 방식이다. 그런데 내신성적은 물론 사소한 활동 하나까지도 잘 꾸며내야 하는 우리나라의 입학사정관제의 현실을 보면서, 과연 도입 취지를 잘 살렸는지 의문이 생긴다. 학생들이 대학의 문에 맞게 자기 자신을 억지로 깎고 다듬어야 하는 것이 입학사정관제의 현주소라면, 그러한 입학사정관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할 것이다.